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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 모나드_ Joonglim Monade

S 물산 사옥  (근린생활시설 신축)

 

2025

위치: 서울시 중구 중림동

지역/지구: 제2종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306.6㎡

규모: 지상4층, 지하1층

용도: 근린생활시설

건폐율: 57.25%

용적률: 199.95%

연면적: 613.06

시공: (주)우리마을에이엔씨

사진: 노경

중림 모나드,  도시의 틈새에 삽입된 응축된 세계

 

서울 중림동은 도심의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개발의 외곽으로 밀려나 있던 지역이다. 고층 개발과 도시 재편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이곳의 낮고 복잡한 골목들은 여전히 도시의 비가시적 층위를 유지하며 시간의 밀도를 축적해왔다. 중림 모나드는 이러한 도시의 침묵 속에 삽입된, 응축된 건축적 응답이다.

모나드는 철학자 라이프니츠의 ‘모나드(monad)’ 개념에서 비롯되었는데,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 단위이자, 그 안에 완결된 세계를 담아내는 존재를 의미한다. 좁은 대지, 4미터의 고저차, 문화재 보호구역이라는 복합적 조건 위에서도 스스로 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구축한다는 개념이 이 건축물과 닮았다

대지는 서로 다른 레벨에서 도시와 접속한다. 골목 끝에서 마주할 때에는 임대공간으로 사용되는 지하층이 마치 1층으로 느껴지게 하고, 후면의 높은 레벨에서는 사옥으로 사용하는 층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연결된다. 이 수직적 조직은 내부 공간이 자연스럽게 도시의 서로 다른 흐름과 관계 맺도록 유도한다. 프로그램은 지하1층부터 지상4층까지 구성되며, 층마다 고유의 공간적 리듬을 지닌다.

저층부의 다각형 창호는 입체적인 벽체 프레임 안에 삽입되어 시선을 다층적으로 조정한다. 주변 노후 건축물의 불규칙한 스카이라인 속에서 이 조형적 장치는 골목의 시선을 모으고, 새로운 시각 질서를 만든다. 마치 골목 속 작은 카메라 옵스큐라처럼 작동하는 이 장치는 좁은 골목 안에서 비교적 시각적으로 트여진 골목으로 시선을 유도하며 도시 풍경을 선택적으로 프레이밍하고, 주변의 노후된 장면을 변주한다.

상부로 갈수록 건축은 더욱 상징적 조형성을 드러낸다. 약현성당으로부터 적용되는 앙각 제한과 문화재보호구역 내 경사지붕 규제를 창의적으로 해석하여, 지상 4층에는 독특한 조형의 매스를 형성했다. 지붕의 사면이 교차하는 틈에 설치된 천창을 통해 빛은 상부에서 내부로 관입되며, 벽면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자연광은 작지만 깊이 있는 공간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중림 모나드는 단순히 주어진 대지와 법적 규제를 충족하는 건축이 아니다. 오히려 도시가 요구하는 규범을 내러티브로 전환하고, 그 틈을 통해 스스로의 독립적 존재감을 획득한다. 그것은 빠르게 치환되고 지워지는 도심 개발의 논리 속에서 오히려 소거되지 않는 장소, 도시의 기억을 소환하는 응축된 단위로 자리한다.

도시는 언제나 남겨진 틈새를 만들어낸다. 이 건축은 그 틈새를 피하지 않고 응시하며, 조용히 그 속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어느새, 중림동이라는 낡은 도시의 한복판에 하나의 밀도 높은 작은 세계가 조용히 생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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