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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틸럭스_ Noctilux

E 광고기업 사옥  (근린생활시설 신축)

 

2024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지역/지구: 2종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249.2㎡

규모: 지상5층, 지하2층

용도: 근린생활시설

건폐율: 58.49%

용적률: 199.55%

연면적: 725.07

시공: (주)다우이엔씨종합건설

사진: 배지훈 (BAE Photograpy)

Prologue.   낮의 어둠에 침투하는 빛

 

Noctilux(녹틸럭스)는 ‘야행성’을 뜻하는 Nocturnal에서 유래한 Nocti와, 라틴어로 ‘빛’을 의미하는 Lux의 합성어다. 이 건축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존재처럼, 도시의 낮과 밤 사이를 섬세하게 매개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은 낮과 밤의 표정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역이다. 낮의 논현은 밀도 높은 주거지와 닫힌 창, 빛이 닿지 않는 골목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밤에는 또 다른 세계로서 이면의 어둠이 도시 풍경을 지배한다. 일반적인 낮과 밤이 다른 사람들의 터전에 나타난 녹틸럭스는 그림자처럼 가라앉은 도시의 낮과 밤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그 안에 조용한 빛의 질서를 삽입한다.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에 들어선 이 소규모 광고회사 사옥은, 외부 프로그램이 도시 내부에 침투할 때 발생하는 긴장과 마주한다. 건축은 빛과 그림자, 사적 공간과 도시 맥락 사이의 균형점을 설정함으로써, 조용하지만 분명한 방식으로 도시성과 응답한다.

 

낮에는 석재 외피가 햇빛을 반사하여 골목을 밝히고, 밤에는 내부의 미약한 조명이 외부로 스며들어 어둠을 부드럽게 물들인다. 스스로 빛을 내지 않지만, 도시의 이면을 환기하는 침묵의 오브제로 작동한다.

 

Chapter 1.   빛을 머금은 오브제, 명도 대비를 통한 도시적 존재감

 

녹틸럭스는 외부에 강하게 드러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의 리듬에 조용히 개입하는 전략 을 택한다. 단일 석재로 마감된 외장은 장식 없이 정제되어 있으며, 그 절제된 태도는 오히 려 낮의 명도 대비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인지된다.

 

낮에는 외피가 햇빛을 받아 골목에 은은한 밝기를 더하고, 밤이 되면 실내의 빛이 외벽 너 머로 번지며 또 다른 감도를 형성한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한 조용하지만 철학이 담긴 공간 은, 과시가 아닌 절제된 제스처를 통해 도시와 상호작용한다.

 

Chapter 2.   조각된 매스, 사용자 중심의 구성

 

전체적인 덩어리는 일조 사선, 이격 거리 등 법적 조건과 도시 맥락을 바탕으로 정제한다. 최대한의 실면적 확보를 목표로 하되, 빛과 시선의 흐름을 고려한 절삭과 배치를 통해 공 간의 밀도와 개방을 동시에 확보한다.

 

지하에는 자연광과 환기를 위한 선큰을 두고 스튜디오와 휴게 공간을 배치하며, 옥상은 외 부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위요된 마당으로 구성한다. 이는 사옥 이용자들의 독립적 공간 이용과 좀 더 편안한 휴식의 감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공간적 장치로 작동한다. 남향의 계단실과 테라스는 자연광을 실내 깊숙이 끌어들이며, 일상적인 동선 안에 건강한 루틴을 유도한다. 빛이 드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옥 이용자는 골목의 고요함을 벗어나, 반복되는 하루의 리듬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Chapter 3.   건축으로 해소한 도시와의 긴장

 

녹틸럭스는 프로그램의 특수성과 주거지의 고밀도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민원에 직면 한다. 이에 따라 건축은 조도 조절, 시선 분리, 채광 확보 등 구체적인 설계 전략을 통해 도시와의 긴장을 완화한다.

 

1층 조명의 밝기를 조정하고, 인접 건물의 일조 확보를 위해 담장을 철거한다. 주차 공간 을 재구성하고, 창호와 각 층의 테라스를 재배치함으로써 인접 주거와의 관계를 조정한다. 건축은 도시 규제, 프로그램 요구,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통합하는 중간지점으로서 기능하며, 설계를 통해 갈등을 조율하고 새로운 질서를 제안한다.

 

Epilogue.   도시의 이면에 침묵으로 개입하다

 

녹틸럭스는 도시의 낮을 조용히 환기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절제된 외형과 정제된 매스 를 통해 시각적 과잉을 피하고, 오히려 숨김의 방식으로 도시와 이상적인 관계를 맺는다. 낮에는 밝은 외피가 어두운 골목을 조용히 비추고, 밤에는 실내의 어스름한 조명이 도시의 이면을 감싸 안는다. 이 건축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강하게 존재하며, 침묵을 통해 도시의 흐름에 또 하나의 리듬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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