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BAN STORYTELLING_ 도시이야기
SAMSUNG GEMINI PROJECT
삼성동 제미니 프로젝트
버즈 올드린과 짐 러블은 각종 우주 비행기술을 개발, 습득하기 위해 1960년대 미국 NASA가 주최한 제미니 프로젝트의 마지막 실험 참가자였다. 미국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몇 년 후 달 탐사계획(아폴로 프로젝트)을 성공시키며 전 세계의 우주 강대국으로서 초석을 다졌다.
목표의 성공을 위해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은 숭고하다. 특히 실패가 없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을 때엔 처절함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지구라트_ 프로젝트명: 올드린'와 '화이트 클리프_ 프로젝트명: 러블'가 그러했다. IT기반 스타트업 기업의 연약한 딱지를 갓 뗀 그들이 더 크고 험난한 세상에 나올 때에는 모든 것이 간절하고 조급했던 것이다.
몇 발자국 내 근거리에 위치해 같은 도로를 공유하고 비슷한 시기에 계획, 공사한 이 두 건축물은 서로 다른 클라이언트였지만 그 목표는 같았다. 기업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그것을 위한 정체성의 구체화, 그리고 그것을 원만하게 구현할 수 있을 만한 안정적인 자금운영을 통한 사옥 신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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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각각의 클라이언트는 비슷한 시기에 우리를 찾아왔다. 비록 '화이트 클리프'는 조금 돌아오느라(기존 설계자와 계약 파기) 뒤늦게 합류하긴 했지만 그 시작은 같았기에 우리로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흥분도 잠시, 어느 하나 닮은 점이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왔다. 두 클라이언트는 서로의 설계자가 같았다는 것을 모르기도 했거니와 우리는 각각의 소중한 기업의 비밀을 지켜내야 했고, 완성 후 서로를 비교 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이라 어느 하나 치우치지 않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했으니까.
'오늘날 지구라트'는 용적률을 최대화 해야했고, 각 층에 테라스가 있길 희망하는 클라이언트의 소망을 이루어 주었다. 코너에 면해 있으므로 2개의 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 가로선이 강조된 아코디언식 조형으로서, 일조의 제약에 어쩔 수 없이 잘려나가야 할 체적을 의도했던 것 처럼 연출했다. 어두운 톤의 외장재와 유리를 사용하여 실내의 거친 콘크리트의 질감을 숨겨 하나의 덩어리 처럼 느낄 수 있게 했지만, 밤에는 반대로 그 벽을 비추게 하여 덩어리를 소거하는 반전요소를 적용했다.
'화이트 클리프'는 상대적으로 일조에 매우 불리했기에 용적률 최대의 목표를 포기하고 지하공간을 더욱 활용도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 적용했다. 특히 좁은 가로로 인해 주목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일조에 따른 제약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으로 몸집을 부풀렸지만 건축선에 의해 잘려나간 형상이, 마치 영국의 도버해협의 바다로 인해 침식된 백색 절벽을 연상시킨다. 밝은 벽면적을 넓게하여 복잡하던 골목을 정돈하였고 도시에서 보기 힘든 뾰족한 모서리의 생경함을 강조할 수 있어 의도적으로 눈길이 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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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삼성중앙역을 나와 골목에 들어서면 블랙과 화이트, 거칠고 매끈함, 선과 면의 대비로 이루어진 두 건축물을 마주할 수 있다. 정돈되지 않아 복잡하고 거친 오래된 골목에 누군가 깔끔한 옷을 차려입고 서 있는 듯한 느낌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색하고 서툴다. 하지만 객관적 분석과 믿음을 바탕한 자신감 넘치는 실행력으로 그 처음에 대한 부담감을 딛어, 나아가 그 골목에 새로운 바람이 불도록 한다면 비로소 개척자가 된다. '오늘날 지구라트'와 '화이트 클리프'는 그 골목에 그런 역할을 자처했다. GBC개발의 배후지역으로서 IT기업 사옥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이 골목의 건축물 수준이 앞으로는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기준으로서, 단순히 자본논리만 추구한 기계같은 건축물이 아닌 각 사정에 따라 심도깊은 고민을 풀어낸 창작물로 가득하게 하여 다채롭고 활력 넘치는 도시풍경을 선사해 주길 기대한다.
그 두 건축물은 외관으로만 볼 때에는 아르테미스와 아폴론 처럼 서로 다른 성격의 쌍둥이 남매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조금 더 관념적으로 본다면 그 둘의 목표는 서로 같았기에 더 닮은 것은 제미니 프로젝트의 버즈 올드린과 짐 러블이에 더 가깝다. 마침내 그 둘은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달을 탐사하게 되는 영광을 갖게 되고 국가적으로 기술을 선도하게 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은, 우리로서 그 두 건축물 클라이언트의 미래를 축복해 주고 싶은 응원의 마음 뿐만 아니라 삼성동 이 골목이 성공적인 서울, 아니 대한민국 미래사업의 핵심 지역이 되길 희망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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